[김지윤의 지식Play]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이 국제정치에 가져올 파장은? 알파고와 정리하는 아프간 사태! | 중동 전쟁, 아프가니스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무식하게 개입했다?
미국이 어떤 나라에 개입하는 방식의 문제점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싶다. 디테일하지 못하고 이상한 사람들과 손을 잡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그냥 (아프가니스탄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에 디테일을 알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국이 철저하게 자국의 전문가들을 보내고, 아예 차라리 현지에서 전문가를 키워주고 그 지역의 정치인들을 키워주면서 철저하게 사전준비를 하는데 반해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은 무시하니까 디테일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은 하미드 카르자이(아프가니스탄 초대 대통령, 2004~2014)와 손을 잡았다. 배경으로 봤을 때는 나름 인물이 괜찮았지만 돈을 너무 많이 밝혀서 부정부패가 엄청났다. 2012년 도쿄에서 아프가니스탄의 자립과 지원 방법에 대한 논의를 위해서 ‘도쿄 아프간 국제회의’(2021.7.8)가 있었다. 이때 아프가니스탄으로 지원하는 돈이 새어나가는 것을 지적했을 때 카르자이 대통령은 앞으로 잘하겠다는 말로 대충 넘겨버렸다. 그때 5개년 개발계획 할테니까 돈을 더 달라고 요구했었다.
세라 체이스의 『부패권력은 어떻게 국가를 파괴하는가』(Thieves of State)에 보면 경찰, 군인이 마치 마피아 조직 같았다고 나와 있다. 하미드 카르자이는 그나마 자기의 부족이 있었기 때문에 세력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다음 대통령인 아슈라프 가니(2014~)는 그런 배경도 없었고, 단순히 정치질로 대통령에 앉은 사람이었다.
답이 없었던 아프가니스탄 재건사업
카르자이는 나름 빽이 있었다. 카르자이와 가니는 파슈툰족(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 걸쳐 거주하는 이란계 민족)이었는데 가니는 2021년 8월 15일 탈레반에 항복한 후 망명하게 된다.
아프가니스탄의 재건사업((Nation Buliding)에서 각 국가가 분야를 나눠서 맡았는데, 미국은 당연히 군대 분야를 맡았고, 독일이 경찰(치안)을 맡았다고 한다. 영국이 마약 근절을 맡았다고 한다. 사법부는 부패의 온상이었던 이탈리아가 맡았다.
탈레반이 장악했으니 아프가니스탄의 여성들이 망했다고 하는데, 탈레반이 장악하기 전에도 다 그 수준으로 살고 있었다. 성평등지수 156개국 중 최하위(The Wolrd Economic Forum, 2021)였다고 한다. 오직 카불에 있는 진보적인 여성들의 삶이 변했을 뿐이다.
파키스탄의 정보부가 탈레반을 도와준 이유?
일단 모든 나라가 자기의 위성 국가를 만들고 싶어한다. 제일 단순한 예는 터키와 시리아라고 할 수 있다. 터키는 시리아를 위성국가로 만들려다가 들통이 난 것이다. 파키스탄 입장에서도 아프가니스탄에 여러 군벌이 있는데 탈레반이나 다른 파슈툰 무자헤딘이라던가를 지원하면서 그들이 정권을 잡으면 자동적으로 위성국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국익에 도움이 될 거라고 하면서 지원한 것이다. 그래서 인도가 긴장하는데, 아마 인도보다 중국이 더 긴장할 것이다.
어쩌면 미국으로서는 신의 한수를 뒀다고 할 수 있다. 미군이 철수하면서 미국을 제일 괴롭힌 두 개의 나라를 골치아프게 만들었다(중국과 이란).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하면 이란을 많이 괴롭힐 것이다. 그리고 중국 안에 있는 위구르족도 문제가 될 것이다. IS안에 있는 위구르족이 자기의 고향이라도 독립시키겠다고 하면 중국은 골치아파질 것이다. 그래서 탈레반과 미국이 협상을 시작했을 때(2020.2.29, 미국-아프간 도하 합의), 대신 러시아하고 중국이 군대를 주둔시킬 거라는 설이 있었다고 한다.
이란(시아파)은 종파가 다르기 때문에 괴롭힐 것이다. 이란은 이슬람 세계에서 왕따 취급을 받고 있다. 그래서 이란이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에서 시아파 정권을 수립해서 그 외로움을 달래려고 하는 것이다.
타지크족(타지키스탄을 중심으로 우즈베키스탄, 아프가티스탄, 중국 등에 거주)의 전설 같은 “아프가니스탄의 영웅이다”하는 인물 아흐마드 샤 마수드(1953~2001)의 아들이 지금 저항군으로 싸우려고(아흐마드 마수드 2세, 국민 저항 전선 총사령관)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고 한다.
아흐마드 샤 마수드는 어떤 인물인가?
소련 시절부터 시작해서 열심히 싸웠다가 탈레반이 정권을 잡았을 때, 타지크족 지역까지 싸움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었고 그 사람들도 굳이 우리는 타지크 지역 밖으로 나와 탈레반과 싸우지 말자고 해서 둘이 서로의 영역을 침입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 완전히 미국이 나가면 탈레반이 완전히 장악하려고 하니까 언젠가 서로 붙게 될 것이다. 여기에서 탈레반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타지크족들에게는 선택이 하나 밖에 없다. 자신들의 지역을 침입하면 싸우는 것이다. 여기에서 탈레반이 가서 협상을 할 것인지 싸울 것인지는 아직 모른다. 그래서 저항군처럼 결사항전을 의미하지만 협상의 여지도 남겨놓은 상황이다. 그들은 20~30년전부터 타지크 지역을 관리하고 있었다.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지방끼리 내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 지방끼리의 내전은 장기화 혹은 나라가 분할될 수 있다. 그래서 아흐마드 마수드 2세 같은 경우에는 먼저 공격을 해서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타지크 지역만 지키겠다는 입장일 것이다. 인구 비율로 타지크 족은 25%이고 탈레반(파슈툰족)은 거의 50%이기 때문에 맞짱뜨기는 어렵다고 본다.
아프가니스탄과 중국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2021년 7월 28일에 텐진에서 중국 외교부장과 탈레반의 지도자가 만났는데, 탈레반이 중국하고 손을 잡았다는 건 아니고 그냥 인사를 한 수준이다. 만약에 손을 잡았다면 IS 안에 있는 위구르족이 난리를 쳤을 것이다. 중국의 이미지가 이슬람 세계에서는 위구르족 문제 때문에 하락세이다. 중동 기사를 보면 탈레반 장악 후 바로 중국이 와서 우리가 정부를 인정할테니 협력자하자, 위구르족이 (아프간에) 들어오면 다시 돌려보내달라고 했고, 탈레반은 중국에서 위구르족 오면 다 돌려보낸다고 했는데 이미 빠져나와 있는 위구르족은 여전히 물음표라고 할 수 있다.
탈레반이 초기에는 위구르족에 대해 아무 말도 안하겠지만, 밑에 있는 조직원들이 무슬림 형제들이 당하는데 뭐하냐고 말할 것이다. 탈레반이 위구르 문제에 나서진 않겠지만 다른 무장 조직들 IS나 알카에다 등이 중국을 향해서 테러했을 때 중국쪽에서 내놔라 했을 때 탈레반은 못할 거라고 본다. 그랬을 경우 무장조직들이 탈레반에 대항해서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중국이 더 많이 도마 위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된다. 이미 중국은 와칸회랑으로 이어지는 신장지역 거기 국경을 어마어마하게 철통방어를 했다고 한다. 중국이 오직 위구르족만 건드리지 않고 다른 무슬림 소수민족(카자흐족, 키르기스족)들을 건드리고 있다. 그 민족들이 아프가니스탄에도 있다. 그런 점에서 약간의 위험요소가 있다.
탈레반은 마약의 유혹을 벗어날 수 있을까?
탈레반이 군자금을 양귀비 재배를 통해서 확보했다고 한다. 양귀비들이 이란을 거쳐 터키로 들어가고, 터키에서는 아편으로 제작이 되고 여기저기 판매가 되었는데 최근에는 시장이 망해서 남미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고 한다. 양귀비는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에서 나온다. 아프가니스탄 하면 딱 떠오르는 도시는 칸다하르였다. 양귀비하고 동성애의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여자들을 배척하고 오랫동안 남자들끼리 전쟁하다 보니까 동성애가 너무 흔해진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뭐냐면, 앞으로 탈레반이 합법적인 정부로 외교적으로 인정을 받으려면 양귀비 시장으로부터 손을 떼야 한다. 카르자이 대통령의 이복동생(아흐마드 왈리 카르자이, 1961~2011)도 마약왕이었다. 나라에 경제 기반이 없이 때문에 마약과 관련이 될 수밖에 없었다. 현실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이 중국에 붙고 중국이 일대일로로 아프가니스탄을 연결시켜 주면 아프가니스탄의 경제적인 문제가 가라앉을 것이다. 안그러면 마약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나라이다. 테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 마약이다. 냉전시기에는 테러 조직이라고 하면 남미 테러 조직들이 유명했고, 다들 좌익 계열이었고 공산화하려는 데 자금이 없어서 마약을 팔았던 것이다. 마약은 테러에 있어서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테러 조직이 경제적으로 자금이 필요한데 경제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제일 간단한 거는 마약이라고 한다. 마약은 단순히 자금줄이 아니라, 잔인하고 힘든 군사작전을 하려면 군인들에게 약을 먹어야 한다.
아사신(Assassin)이라는 종파(니자리 이스마일파라고 불리며 정적을 암살하는 것으로 유명한 분파)가 있었는데, 아사신은 중동 언어로 하사신이라는 단어에서 나온 것이다. 하사신은 하사시(양귀비)에서 온 말이다. 바로 여기에서 영어로 암살이라는 단어가 나온 것이다. 하산 사바흐(?~1124)이라고 하는 아사신 교단의 창시자는 오늘날 오사마 빈 라덴 같은 사람이다. 하산 사바흐가 하사신들에게 약을 먹이고 그 사람들이 약에 취해 쓰러지고 다음날 눈을 떴는데 하산 사바흐의 성(알라무트, 이란 북부에 있음)에 있고 갑자기 여기저기 여자들이 있고 다 야한 옷차림이었다. 이때 하산 사바흐가 나타나서 “내가 너를 잠시 천국에 데리고 왔어, 여기서 마음껏 놀아”라고 말했다. 다시 약을 먹고 기절한 후에 깨어나면 원래 살던 동네였다. 하산 사바흐는 잠시 천국으로 데려갔던 것이고 자신의 말을 들으면 중간중간에 천국에 데려다줄 것이라고 말한다. 하산 사바흐는 그들에게 약을 먹이고 셀주크 제국의 고위 관리들을 암살시킨 것이다. 여자와 마약이 오늘날 IS의 성노예들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것은 테러리즘의 전통이자 가이드라인인 것이다.
탈레반이 “우리는 달라졌다”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조금 달라졌다는 것은 확실하다. 모하메드 오마르(탈레반 최고지도자)의 제대로 된 사진이 몇 개 밖에 없다. 원래 사진기도 안된다고 생각했던 집단이었다. 사진을 찍는 것은 자랑하려는 마음인데 자랑은 이슬람에서는 금지였다. 그런데 지금 탈레반 대변인인 자비훌라 무자히드가 사진찍을 때 멋있는 척 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변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근본적인 부분이 달라졌다고 할 수 있을까? 그들이 사우디 정도까지만이라도 달라지면 외교적으로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들은 미국과의 전쟁에서 수뇌부가 거의 다 죽었고 지금은 2세대들이다. 나이가 40대이고 60대가 없다. 물론 IS 입장(20, 30대)에서는 탈레반은 꼰대들이다.
앞으로의 전망
탈레반이 북부연맹이라고 하는 아흐마드 마수드 2세와 그를 지지하는 세력들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봐야 예상을 할 수 있다. [그런데 8월 31일에 저항군의 거점(판지시르)에 탈레반의 공세가 시작되었고, 9월 6일에 판지시르가 함락되고 게릴라전으로 전환되었다. 어쩌면 앞으로 탈레반은 IS랑 싸울 수도 있다. IS 내부에 위구르 대원이 있고 그들이 중국을 괴롭힐 수 있다.]
탈레반도 100% 위계질서적으로 갖춰지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갈등할 수 있기 때문에 아프가니스탄은 지금의 이라크처럼 분열될 수도 있다. 이란도 혁명 이후에 분열의 기미가 있었지만 신기하게도 호메니이가 아제르바이잔-페르시아 혼열이었기 때문에 두 개의 큰 민족을 제대로 합쳐버린 것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참고: 블로그의 회원만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