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윤의 지식play] 양키? 삭스? 야구 구단 이름은 어떻게 짓는걸까? 메이저리그의 역사! | MLB, 프로 야구, 미국사
현재 미국의 메이저리그에는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의 양대 리그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중에 내셔널리그가 먼저 생겼다. 1876년 2월 2일 내셔널리그가 창설되었다. 물론 그 이전에 야구 협회는 있었다. 예를 들어 미국 야구 선수 협회(The National Association of Baseball Players), 미국 프로 야구 선수 협회(The National Association of Professional Baseball Players) 등의 연합기구들이 있었다.
메이저리그의 출발
당시에 시카고 화이트 스타킹스를 소유하고 있었고, 시카고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던 윌리암 암브로스 헐버트(William A. Hulbert)라는 인물이 구단 경영뿐만 아니라 이 구단들간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야구 리그를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사업하는 사람들이 하자고 제안하였다. 이것이 바로 내셔널리그(National League, 1876년)였다. 헐버트가 만든 규칙 중에는 1) 일요일에는 경기를 하지 않는다. 2) 구장 내에서는 술을 팔지 않는다. 3) 입장권 가격을 50센트로 올린다는 것이었다. 당시 50센트는 꽤 부담이 가는 금액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상류층 스포츠인 ‘폴로’ 같은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헐버트는 야구를 좀더 고급스럽고 품위있는 경기로 자리매김을 하려고 했다. 품위를 지키기 위해서 오늘날 메이저리그에서는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는 불문율이 있었다. 예를 들면 타격 후 배트를 던지는 한국의 야구 문화 ‘빠던’은 비매너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룰들에 대한 반발과 피해도 존재했다. 가장 큰 반발과 피해를본 구단은 신시내티 레드 스타킹스(Cincinnati Red Stockings)였다. 신시내티가 당시 독일 이민자들이 많았던 곳이었다고 한다. 야구 보는 데 맥주를 못마시게 하니까 화가 나고, 일요일에 야구 경기를 안하니까 노동자 계급이 야구 경기를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일요일에 몰래 경기를 하고 술도 팔다가 적발이 된다. 그래서 내셔널리그 규칙 위반으로 1880년에 퇴출된다.
아메리칸리그의 출발
내셔널리그 규칙에 반대하는 팀이 신시내티 레드 스타킹스만은 아니었다. 그래서 여러 사업가들이 구단을 만들어서 아메리칸 어소시에이션(American Association, 통칭 AA)를 1882년에 창설하게 된다. 이들은 일요일에 경기도 하고, 술도 팔고, 입장권도 25센트로 낮췄다. 당시 아메리칸 어소시에이션의 구단주들 중에는 양조업자가 많았다고 한다. “The Beer & Whiskey League”라고도 불리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소속된 팀들의 실력이 떨어졌다. 재정적으로 힘들어져서 결국 AA리그는 와해되고 만다. 그리고 내셔널리그의 독주체제가 생기게 되고 12개 팀을 구성하게 되었는데 12개 팀들이 실력차가 너무 많이 나게 된 것이다.
1990년 내셔널리그에서 12개 팀에서 4개 팀을 내보내고 8팀만 관리를 하게 된다. 당시 마이너리그였던 웨스턴리그를 운영하고 있었던 밴크로프트 존슨(Bancroft “Ban” Johnson)이라는 사람이 내셔널리그에서 쫓겨난 팀들하고 이미 내셔널리그 팀이 있는 도시들에 새로운 팀을 육성해서 8개 팀으로 구성된 아메리칸 리그를 1901년에 시작하게 된다. 처음에는 내셔널리그가 화를 냈는데, 아메리칸리그가 생각보다 인기를 많이 얻게 되니까 이것을 울며겨자먹기로 이 사실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1903년에 첫 월드시리즈가 열리게 된다(아메리칸리그의 보스턴 vs 내셔널리그의 피츠버그).
메이저리그의 서부개척시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950년대가 되면서 여러 가지 변화가 생기게 된다. 메이저리그 야구팀들은 거의 동부 아니면 약간 중부에 집중되어 있었다(원정경기를 가려면 너무 힘들기 때문에). 그런데 1950년대가 되면서 항공산업이 발전하면서 동부에서 서부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것이 편해지게 되었다. 그래서 메이저리그 야구 팀들이 서부로 확장하게 된 것이다. 부르클린 다저스와 뉴욕 자이언츠가 대표적인 예이다. 1958년부터 부르클린 다저스는 LA로 옮겨가서 LA 다저스로 시즌을 시작하였고, 뉴욕 자이언츠도 샌프란시스코로 옮겨가거 샌프란시시코 자이언츠로 시즌을 시작하였다. 마치 미국 메이저리그의 역사가 서부 개척 역사와 비슷하다는 이야기도 한다.
메이저리그 구단 이름에 대하여
최근에는 신생팀이 생기면 공모전 같은 것을 해서 이름을 정하기도 한다(탬파베이 레이스, 토론투 블루제이스). 사실 예전에는 특별한 이름이 없었다. 지역이름과 리그 이름을 썼기 때문에 이름이 너무 길어서 기자들이 기사를 쓸 때 이것을 줄이려고 별명 같은 것을 붙이기 시작하였다.
주로 양말 색깔로 이름을 짓는 경우가 많았다. 신시내티 레드 스타킹스, 시카고 화이트 스타킹스, 세인트루이스 브라운 스타킹스 등이 있다. 예전에는 멀리서 보고 기사를 써야 하는데 눈에 띄는 게 스타킹이었던 것이다.
[신시내티 레드 스타킹스와 보스턴 비스]
미국의 최초 프로페셔널 야구팀은 1866년 창단된 ‘신시내티 레드 스타킹스’(Cincinati Red Stockings)이다. 나중에 여기 있는 선수들이 보스턴으로 옮겨오게 되면서 1871년에 보스턴 레드 스타킹스를 창단한다. 1883년에는 Boston Beaneaters라고 이름을 바꾼다(1906년까지). ‘콩을 먹는 사람들’이라는 뜻인데, 사실 보스턴의 별명이 ‘빈 타운’(Bean Town)이다. 그러다가 보스턴 도브스(Boston Doves)로 이름을 바꾼다(1907~1910). 이후 보스턴 러슬러스(Boston Rustlers)로 다시 바꾼다(1911). 러슬러스는 ‘도둑’이라는 뜻이다. 1912년에는 보스턴 브레이브스(Boston Braves)로 이름을 바꾼다(1912~1935). 이 보스턴 브레이브스가 1914년에 대단한 시즌을 갖는다. 전반기에 26승 40패(승률 0.394)에서 후반기 68승 19패(승률 0.782)를 기록하며 꼴찌로 출발했다가 결국 월드시리즈에 우승을 한 것이다. 그리고 난 다음에 자꾸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니까 이름이라도 좀 바꿔보자는 생각을 해서 바꾼 것이 보스턴 비스(Boston Bees, 꿀벌, 1936~1940)이다.
[보스턴 레드삭스와 보스턴 브레이브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보스턴 레드삭스는 원래 이름이 ‘보스턴 아메리칸스’(Boston Americans, 1901~1907)였다. 나중에 보스턴 레드삭스(Boston Red Sox)로 이름을 바꿨다. 처음에는 빨간 양말이 아니라 파란 양말을 신고 경기에 임했었다. 어쨌든 보스턴 레드삭스가 보스턴에서 점점 인기를 얻게 되니까 보스턴 브레이브스가 연고지를 밀워키로 옮기게 된다. 그리고 이후에 아틀랜타로 옮기면서 현재의 애틀랜다 브레이브스(Atlanta Braves, 1966~)가 된 것이다.
[신시내티 레즈]
정치적인 이유로 이름을 바꾼 경우도 있다. 신시내티 레즈(Cincinnati Reds)는 원래 이름이 중간에 한번 바뀐 적이 있다. 1950년대 매카시즘이 있었다. 1950년대 미국의 상원이었던 조셉 매카시(Joseph McCarthy) 상원의원이 공산주의자 색출에 열을 올렸었다. 당시 적색공포(Red Scare)라고 해서 공산주의자라는 딱지가 붙는 것에 굉장히 두려움을 느꼈던 시기였다. 야구단 이름이 신시내티 레즈였기에 이름을 신시내티 레드레그스(Cincinnati Redlegs, 1954~1959)로 바꾸었다.
[뉴욕 양키스]
뉴욕이 원래는 뉴욕 하이랜더스(New York Highlanders, 1903~1912)였다. 구단이 맨해튼 고지대에 위치해서 그런 이름을 지은 것이다. 신문기자들이 뉴욕 하이랜더스 윈(win)이라고 쓰려니까 너무 글자가 많아서 줄이려다가 뉴욕 ‘양기스’(Yankees) 혹은 ‘뉴욕 양크스’(Yanks)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다(1913년). 당시 뉴욕 양키스 구단주 이름이 조셉 고든(Joseph Gordon)이었다. 그래서 종종 고든의 하이랜더스(Gordon's Highlanders)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런데 당시 영국의 굉장히 유명한 보병연대가 있었는데 그 이름이 고든 하이랜더스(The Gordon Highlanders)였다. 그래서 당시 뉴욕 하이랜더스 팬덤은 이민을 온 아일랜드계 사람들이었는데 그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피츠버그 버거스, 브루클린 브라이드그룸스]
대책없는 이름들도 많았다. 예를 들어 피츠버그 버거스(Pittsburgh Burghers, 1890)에서 버거스는 햄버거가 아니라 burgh(도시) 주민들이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부르클린 다저스의 이름이 예전에 브루클린 브라이드그룸스(bridegrooms, 새신랑들)였던 적이 있었다. 1888년부터 1898년 당시에 팀원 여섯 명이 이 시기에 결혼을 해서 새신랑이었다고 한다.
[탬파베이 레이스]
탬파베이 레이스는 1998년에 창단된 신생팀이다. 처음에는 스팅레이스(Stingrays, 매가오리아목의 가오리)라고 짓고 싶어했다고 한다. 플로리다 쪽에 연고를 두고 있으니 가오리를 염두에 둔 것이다. 문제는 하와이 윈터리그에 마우이 스팅레이스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데빌 레이스(Devil Rays)라고 이름을 지었다. 그런데 이후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에게 계속 항의전화가 왔다고 한다. 그래서 2007년까지만 데빌 레이스를 쓰고(1998~2007) 2008년부터는 데빌을 빼고 레이스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해 탬파베이 레이스가 2008년 시즌 97승 65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차지하였고, 월드시리즈까지 진출을 하였다.)
[텍사스 레인저스, 워싱턴 새너터스]
추신수 선수가 뛰었던 텍사스 레인저스 같은 경우에는 워싱턴에 있었던 팀이 텍사스로 옮겨와서 이름을 바꾸고 만들어진 것이다. 워싱턴 당시의 팀 이름은 ‘워싱턴 새너터스’(Washington Senators, 1961~1971)이었다. 워싱턴 상원의원들이라는 뜻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선수가 뛰고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파드레스는 스페인어로 ‘아버지, 성직자’라는 뜻이다. 프란체스코 수도회 소속의 수도사들이 캐리포니아에 와서 샌디에이고에 첫 선교회를 만들었다고 한다(1769년 최초의 가톨릭 수도원 건립).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경기장에 가면 탁발승의 가면을 쓴 마스코트들이 응원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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